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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관리

나이 들수록 음식 씹는 소리가 더 크게 들리는 이유

by thinkpragmatic 2025. 6.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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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이 든 사람은 씹는 소리가 더 크게 들릴까?

조용한 식사 자리에서 누군가의 ‘쩝쩝’ 소리가 유독 크게 들리는 순간이 있습니다. 그럴 때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하죠. “왜 어르신들일수록 음식 씹는 소리가 더 클까?”

 

사실 이 현상은 단순히 ‘버릇이 안 좋아서’ 또는 ‘조용히 먹지 않아서’만으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음식 씹는 소리가 더 또렷하고 거슬리게 들릴 수 있는 이유는, 노화로 인한 여러 생리적 변화와 관련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 글에서는 나이 들어갈수록 왜 씹는 소리가 더 커지고 그 소리가 타인에게 민감하게 인식되는지를 해부학적, 생리학적, 심리적 측면에서 살펴보고, 이로 인해 생기는 사회적 불편과 그 대처법까지 제안합니다.

 

음식 씹는 소리

 

소리의 근원: 입·혀·턱 근육의 노화와 기능 변화

음식 씹는 소리는 크게 입 안의 구조 + 저작 근육 + 침 분비 + 구강 조절력에 따라 결정됩니다.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이 모든 요소가 변화를 겪습니다.

1. 저작근과 혀 근육의 탄력 저하

노화가 진행되면 턱관절 주변의 저작근(씹는 근육)과 혀 근육이 약해지고 움직임이 느려지며 씹는 동작이 ‘부드럽고 조용한 움직임’에서 ‘딱딱하고 분절된 움직임’으로 바뀌게 됩니다. 그 결과, 음식물과 혀가 부딪힐 때 나는 ‘쩝쩝’ 소리나 ‘딱딱’하는 경음성이 강조됩니다.

2. 침 분비 감소 → 음식 마찰 증가

노인은 평균적으로 침 분비량이 30~40% 감소합니다. 이로 인해 음식물이 잘 뭉쳐지지 않고, 혀와 입천장, 치아 사이의 마찰이 강해져 씹을 때 더 크고 탁한 소리가 발생합니다.

3. 구강 내 조절 능력 저하

혀의 미세한 위치 조절, 입술 닫기, 턱의 각도 조절 등은 식사 시 발생하는 소리를 줄여주는 자연스러운 메커니즘입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 이런 조절 능력이 떨어져 입을 다물지 않고 씹거나 혀를 빠르게 움직이지 못하면서 소리가 밖으로 새는 현상이 자주 발생합니다.

 

이처럼 소리의 크기는 단지 입을 벌렸느냐 안 벌렸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혀, 침, 근육, 뇌의 조절 기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청력의 변화와 '내 소리 감각'의 무뎌짐

노년층은 대부분 고주파 청력부터 점차 저하되는 노인성 난청을 겪습니다. 이로 인해 외부 소리보다는 자신 내부의 소리에 더 둔감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1. 자기 청각 피드백 기능 약화

사람은 평소 자신이 내는 소리를 ‘스스로 듣고 피드백’하면서 무의식적으로 조절하는 기능이 있습니다. 이를 청각 피드백 조절이라 합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이 기능이 떨어지면 자신의 소리가 어느 정도 크고 어떻게 들리는지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조용히 씹고 있다고 느끼지만, 실제로는 소리가 크다’는 인식 차이가 발생하게 됩니다.

2. 귀와 뇌의 연결 속도 저하

소리를 인지하고 조절하는 뇌의 속도 또한 나이가 들면서 느려지며, 그로 인해 입에서 나는 소리를 바로 인식하고 멈추는 피드백 속도가 늦어지게 됩니다. 즉, 조절이 어려워지고, 소리는 더 길고 크게 지속될 수 있습니다.

3. 타인의 반응을 감지하는 민감도 감소

타인의 표정이나 반응을 보고 자신의 소리를 줄이는 것도 사회적 커뮤니케이션의 일부인데, 노화로 인해 이런 미묘한 신호 감지 능력 또한 감소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어르신이 씹는 소리가 크다고 해서 단순히 “소리 줄이세요”라고 말하는 것이 오히려 불쾌감이나 당혹감을 줄 수 있는 이유입니다.

 

씹는 소리에 민감한 사람, ‘미소포니아’일 수도 있다

1. 미소포니아란?

미소포니아는 특정 소리에 대해 극심한 짜증, 분노, 불안, 회피 반응을 보이는 신경학적 감각장애로, 보통 다음과 같은 소리에 반응합니다:

  • 음식 씹는 소리
  • 코 고는 소리
  • 입술 다무는 소리
  • 종이 넘기는 소리
  • 반복되는 발소리 등

특히 가까운 가족, 동료, 지인의 소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어 가정 내 갈등이나 식사 중 감정 충돌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2. 단순 예민함과의 차이

단순한 예민함은 주의를 돌리면 잊히지만, 미소포니아는 소리를 듣는 순간부터 불쾌감이 감정적 분노나 공포로 연결되며 신체 긴장 반응까지 동반합니다.

3. 대처법은?

  • 백색소음 활용
  • 식사 공간 분리
  • 이어플러그 사용
  • CBT(인지행동치료)

즉, 누군가의 씹는 소리가 거슬릴 수는 있지만, 그 이유가 개인의 신경 반응일 수 있음을 이해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서로의 불쾌감을 줄이는 현실적인 식사 매너

음식 씹는 소리를 둘러싼 불편은 세대 간 갈등이 되기 쉽습니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현실적이고 존중 있는 방법으로 불편함을 줄이고, 식사의 즐거움을 지킬 수 있습니다.

1. 어르신에게 조심스럽게 말할 땐 '자연스럽게 설명'

“아버지, 요즘 어쩌다 보니 씹는 소리가 좀 커지신 것 같아요. 혀 운동이나 침 분비 운동을 같이 해보면 도움된대요.”
이렇게 건강 관리 차원에서 조심스럽게 제안하면 거부감이 줄어듭니다.

2. 식탁에서 백색소음 활용

TV 소리를 은은하게 틀거나, 식사 전용 브금(ASMR) 같은 배경음을 활용하면 씹는 소리의 상대적 부각이 줄어듭니다.

3. 본인이 신경 쓰일 땐 먼저 자리 이동 제안

“제가 요즘 특정 소리에 좀 예민해졌나 봐요. 괜찮으시면 자리 살짝 바꿔 앉을게요.”
이렇게 말하면 상대를 탓하지 않고 내 반응을 설명할 수 있습니다.

4. 식사 전 입·혀·턱 풀기 스트레칭 추천

양손으로 턱을 살짝 감싸며 입을 가볍게 벌렸다 다물기, 혀로 입천장을 누르며 원 그리기 등의 간단한 운동은 씹는 동작을 더 부드럽고 조용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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