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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관리/노화

"어느새 모자가 작아졌어요" - 나이 들수록 머리가 커지는 진짜 이유

by thinkpragmatic 2025. 9.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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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즐겨 쓰던 모자를 썼는데, 어딘가 꽉 끼는 느낌. 머리에 선명하게 자국이 남고... '어? 나 머리가 커졌나?'"
"예전보다 얼굴이 전체적으로 넓대대해지고, 두상이 두꺼워진 것 같아요."

나이가 들어가면서 이런 미묘한 변화를 느끼는 분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단순히 '살이 쪄서 그렇겠지' 하고 넘기기엔, 체중은 그대로인데도 모자가 작아지고 얼굴선 자체가 무너진 것 같은 느낌에 고개를 갸웃하게 되죠.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나이가 들면서 머리가 커지는 것은 어느 정도 '실제 현상'이 맞습니다. 하지만 많은 분들이 오해하는 것처럼 머리뼈가 아이들처럼 쑥쑥 자라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대체 무엇이 우리의 머리를 커지게 만드는 걸까요?

 

 

아주 조금은 사실! 평생 미세하게 자라는 '두개골'

가장 먼저 드는 궁금증, "혹시 내 머리뼈가 아직도 자라는 걸까?" 정답은 "아주 미세하게는 그렇다" 입니다.

 

두개골의 노화 변화. 20대와 60대의 두개골 비교, 이마뼈와 광대뼈가 아주 미세하게 앞으로 돌출된 차이



우리는 성장이 멈추면 두개골도 완전히 성장을 멈춘다고 생각하지만, 최근 연구들에 따르면 두개골은 평생에 걸쳐 아주 느린 속도로 재형성(Remodeling)되며 미세하게 크기가 변한다고 합니다. 특히 이마뼈가 약간 앞으로 나오고, 옆 광대 부위가 넓어지는 등의 변화가 관찰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 변화는 수십 년에 걸쳐 mm 단위로 일어나는 매우 미미한 수준입니다. 따라서 어느 날 갑자기 모자가 꽉 끼게 만드는 드라마틱한 변화의 주범이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진짜 범인은 따로 있겠죠?

 

 

진짜 범인 ① - 중력에 무너져 퍼지는 '얼굴 연부조직'

머리가 커졌다고 느끼게 만드는 가장 결정적인 원인은 바로 피부, 지방, 근육 등 얼굴의 '연부조직'이 아래로 처지고 옆으로 퍼지기 때문입니다.

 

한쪽은 젊을 때의 탄탄한 얼굴, 다른 쪽은 나이가 들며 피부가 아래로 처지고 볼살이 퍼진 얼굴. 얼굴 윤곽이 계란형에서 사각형으로 바뀌는 과정

 

1. 콜라겐과 엘라스틴의 감소

20대 중반부터 우리 피부의 탄력을 지탱하던 콜라겐과 엘라스틴 기둥이 서서히 무너지기 시작합니다.

 

젊을 때는 촘촘한 콜라겐·엘라스틴 구조, 나이 든 피부는 끊어지고 성긴 모습. 피부가 아래로 처지는 모습

 

피부가 팽팽하게 잡아주던 힘을 잃으면서, 그 안에 있던 지방과 근육이 중력의 힘을 이기지 못하고 아래로, 그리고 옆으로 퍼져나가게 됩니다.

 

2. 얼굴 지방의 재배치

젊을 때는 볼과 관자놀이에 집중되어 있던 지방 패드가 나이가 들면서 아래로 이동합니다.

 

젊은 얼굴은 위쪽 볼과 관자놀이에 지방이 집중, 나이 든 얼굴은 아래쪽(불독살, 이중턱)에 지방이 쌓인 모습

 

위쪽은 꺼지고, 불독살이나 이중턱처럼 얼굴 하관에 지방이 쌓이면서 얼굴형이 갸름한 계란형에서 전체적으로 넓어 보이는 사각형으로 변하게 됩니다. 결국, 실제 머리뼈 크기는 거의 그대로인데도 얼굴의 '면적'이 넓어지면서 머리 전체가 커졌다고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진짜 범인 ② - 붓고 뭉쳐서 두꺼워지는 '두피'

얼굴 피부와 마찬가지로, 머리를 감싸고 있는 '두피' 역시 나이가 들면서 노화합니다. 그리고 이 두피가 얇아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두꺼워지는' 현상이 머리 크기에 영향을 줍니다.

 

1. 혈액순환 저하와 노폐물 축적

나이가 들면 두피의 혈액순환과 림프 순환이 느려집니다.

 

혈액순환 저하로 붓고 두꺼워진 두피. 림프·혈관이 막힌 듯 정체된 모습과 함께 두피가 부풀어 오른 단면

 

이로 인해 신선한 영양 공급이 줄고, 배출되어야 할 노폐물과 수분이 정체되면서 두피가 미세하게 붓는 '부종' 상태가 됩니다. 얇았던 두피 조직이 붓고 탄력을 잃으면서 스펀지처럼 두꺼워지는 것이죠.

 

2. 두피 근육의 경직

스트레스, 잘못된 자세, 이 악물기 습관 등으로 인해 머리 옆쪽의 '측두근'과 뒤쪽의 '후두근'이 딱딱하게 뭉치고 경직됩니다.

 

스트레스로 긴장된 측두근·후두근 부위에 붉은색 표시가 된 머리 근육 해부학 이미지. 근육이 딱딱하게 뭉쳐 두피를 당기는 모습

 

이 뭉친 근육들이 두피를 부풀어 오르게 만들어, 실제 머리 크기보다 더 크게 느껴지게 만듭니다. 아침에 유독 얼굴이 잘 붓는 분들이라면, 두피도 함께 붓고 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그렇다면 해결책은? - 커지는 머리를 막는 '두피 안티에이징'

뼈의 성장은 막을 수 없지만, 연부조직의 처짐과 두피의 노화는 관리를 통해 충분히 속도를 늦출 수 있습니다.

 

명상하는 사람, 올바른 자세로 앉아 있는 직장인, 채소와 과일 위주의 건강식 식단.

 

1. 두피 마사지로 순환 깨우기 (가장 중요!)

매일 샴푸할 때나 잠들기 전, 손가락 끝 지문 부분으로 두피 전체를 부드럽게 마사지해주세요. 특히 딱딱하게 뭉치기 쉬운 귀 위쪽(측두근)과 목과 머리가 이어지는 뒤쪽(후두근)을 집중적으로 풀어주는 것이 핵심입니다. 두피의 혈액과 림프 순환을 촉진해 노폐물 배출을 돕고 부종을 완화할 수 있습니다.

 

2. 스트레스 관리 및 바른 자세 유지

스트레스는 근육을 경직시키고 혈액순환을 방해하는 주범입니다. 명상, 가벼운 운동 등으로 스트레스를 관리하고,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할 때 목을 앞으로 빼는 자세를 교정하여 목과 어깨, 두피로 이어지는 근육의 긴장을 줄여주세요.

 

3. 항산화 식단과 저염식

몸을 붓게 만드는 짠 음식 섭취를 줄이고, 피부와 두피의 노화를 막는 항산화 성분이 풍부한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결론

나이가 들면서 머리가 커지는 것은 '기분 탓'이나 '살찐 탓'만은 아니었습니다. 아주 미미한 뼈의 성장과 함께, 얼굴과 두피의 연부조직이 세월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과정이었던 셈이죠.

 

중년 남성이 거울 앞에서 편안하게 모자를 쓰며 미소 짓는 모습. 자연스럽게 잘 맞는 모자와 밝은 표정



하지만 자연스러운 과정이라고 해서 그대로 방치할 필요는 없습니다. 특히 두피의 순환을 깨우는 마사지 습관은 커지는 머리를 관리하는 가장 효과적이고 직접적인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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