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가 소변에서 붉은빛을 띠거나(혈뇨) 옆구리를 잡고 아파할 때, 부모님께서는 “물을 너무 적게 마셔서 그런가?” “배탈인가?” 하고 가볍게 넘기고 싶으실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신장은 하루 180ℓ에 달하는 혈액을 걸러 노폐물을 배출하고 전해질·수분 밸런스를 유지해 주는 생명 유지 장치입니다.
이 중요한 기관에서 나온 경고음, '혈뇨와 옆구리 통증'을 무시하면 급성 신손상, 만성 콩팥병, 고혈압, 성장 장애로 발전해 장기적인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질 수 있습니다. 국내외 최신 소아혈뇨 진료 지침은 “혈뇨가 보이거나 통증이 동반되면 48시간 이내 전문 평가”를 권고하며, 특히 통증을 동반한 육안적 혈뇨는 감염·요로결석·외상·사구체염 등 모든 원인을 시사하므로 즉각적인 대응이 필요합니다.
어린이 혈뇨·옆구리 통증이 의미하는 해부학·생리학적 메시지
소아 신장은 성인보다 크기가 작고, 사구체 여과율(GFR)이 성장 단계에 따라 빠르게 변합니다. 혈뇨는 크게 두 가지 기전으로 나뉩니다.
- 사구체성 혈뇨: 사구체 기저막 손상으로 미세 적혈구 변형, 단백뇨, 부종을 동반.
- 비사구체성 혈뇨: 요로 감염·결석·외상 등으로 정상 형태의 적혈구가 소변에 섞여 나옴.
옆구리 통증은 콩팥 피막이 신장 부종·결석·혈전 등에 의해 늘어나거나, 요관이 막혀 요압이 상승할 때 발생합니다. 아이들은 통증 부위를 정확히 지목하기 어려워 허리·아랫배·옆구리·서혜부를 번갈아 호소할 수 있으며, 근골격계나 장(腸) 질환도 유사 증상을 줄 수 있어 동반 증상과 소변 검사 결과로 감별이 중요합니다.
원인별 분류와 위험 신호 체크리스트
- 감염성 원인
- 급성 신우신염: 고열·오한·구토·옆구리 통증·탁한 혈뇨, 주로 E. coli 검출.
- 방광염·요도염: 배뇨 시 작열감·빈뇨·혈뇨, 옆구리 통증은 경도 또는 없음.
- 요로결석·대사성 원인
- 소아 요로결석: 고칼슘뇨·고수산뇨·시스틴뇨·해열제 과다복용 등 대사 이상, 옆구리→서혜부 산통 및 혈뇨 동반.
- 고칼슘뇨·하이퍼옥살륨증: 통증 없이 육안적 또는 현미경적 혈뇨만 관찰되기도 함.
- 사구체성 질환
- IgA 신증·사구체신염: 상기도 감염 뒤 24–48시간 이내 혈뇨·단백뇨·부종·고혈압.
- 희귀 유전 질환: 알포트 증후군, 박막기저막병 등—만성 미세혈뇨 지속, 청각·시각 이상 동반.
- 혈액학·종양성 원인
- 윌름스 종양·신장 종양: 무통성 혈뇨, 복부 종괴, 체중 감소.
- 혈관염·혈액응고 이상: 발진·관절통·코피·멍과 함께 혈뇨.
- 외상·기계적 압박
- 축구·태권도 등 접촉 스포츠, 낙상·교통사고 직후 급성 혈뇨·옆구리 통증—복부·신장·요관 손상 의심.
위험 신호
아래 항목 중 하나라도 해당하면 24시간 내 소아청소년과·신장 분과 전문 평가 필요.
- 38.5℃ 이상 발열과 혈뇨·옆구리 통증 동반
- 혈뇨 색이 와인·콜라색으로 짙고 단백뇨(요단백 2+ 이상) 동반
- 통증이 호흡·체위에 따라 악화, 얼굴·다리 부종 동반
- 수분 섭취·진통제 투여 후에도 6시간 이상 통증 지속
- 가족력 있는 요로결석 환아에서 재발성 혈뇨
단계별 진단·치료 로드맵
1단계 — 기초 선별 검사 (발현 ~ 48시간)
- 소변 검사: RBC 수·형태, 단백뇨, 백혈구, 세균, 결석 결정 확인
- 혈액 검사: Cr, BUN, eGFR, 전해질, CRP, Ca, P, PTH, Vit D
- 초음파: 신장 크기·수신증·결석·종괴·혈류 확인
- 요배양: 감염 동반 여부 파악, 검사 전 채취 권장
2단계 — 고해상도 영상·특수 검사 (48시간 ~ 2주)
- 저선량 CT Urography: 통증 지속·결석 의심 시
- 혈청 보체·ANA·ANCA·ASLO: 전신 증상·단백뇨 동반 시
- 신장 조직검사(코어 바이옵시): 사구체 질환 의심·eGFR 저하 시
- 24시간 소변 무기질 검사: 대사성 요로결석 스크리닝
3단계 — 치료·재활 (2주 ~ 3개월)
- 감염성: 소아용 3세대 세팔로스포린 정주(7일) → 경구 전환, 해열·진통제 병행
- 요로결석: 2mm 이하 → 수분 2ℓ/㎡·알파차단제, 3mm 이상 → ESWL·URS 고려
- 사구체염: 스테로이드·ACE I, 단백뇨 >1g/일 시 면역억제제 병용
- 종양: 다학제팀 논의 후 신절제·항암·방사선 계획
- 외상: 혈관 색전술·수술 또는 비수술적 보존 결정
4단계 — 장기 추적 (3개월 ~ 24개월)
- 사구체 질환: eGFR·혈압 3개월마다 추적, 단백뇨 소실 시까지 조정
- 요로결석·대사성 질환: 소변 무기질·수분 섭취 교육 후 6개월 재평가
- 감염성 혈뇨: 완치 후 1개월·6개월 소변 검사로 재발 확인
가정에서 실천할 생활 관리·예방 수칙
- 충분한 수분 섭취: 체중 1kg당 45mL(하루 최소 1.2ℓ), 맑은 소변 유지
- 염분·단백질 제한: 나트륨 <2g/일, 시금치·짜사이·초콜릿 과량 주의
- 규칙적 배뇨 습관: 2시간마다 배뇨, 억제 금지
- 안전 수칙 준수: 접촉 스포츠 시 보호대 착용, 전해질 보충
- 정기 건강검진: 학교검진·영유아검진 소변 이상 시 전문의 연계
- 가족력 파악: 결석·사구체염력 확인, 형제·자매 예방 교육
전문 진료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응급 상황
- 육안적 혈뇨와 40℃ 이상 고열·극심한 옆구리 통증 동반
- 혈압 99백분위 이상, 두통·시야 흐림·구토
- 소변량 체중 ㎏당 0.5mL/시간 미만 급감
- 거품·검붉은 혈뇨, 부종·피부 자반 진행
- 교통사고 후 쇼크 징후(맥박>120/min, 혈압 저하)·혈뇨
- 면역저하 소아에서 24시간 내 통증·혈뇨 악화
결론 및 제안
어린이의 혈뇨와 옆구리 통증은 “점검해 달라”는 몸의 긴급 호출입니다. 초기 48시간 안에 소변·혈액·영상 검사를 통해 사구체성·비사구체성 여부를 가리고, 원인 맞춤 치료를 시작해 후유증을 최소화해야 합니다. 가정에서는 수분·염분 조절, 안전한 운동 습관, 정기 검진, 가족력 확인으로 선제적 예방을 실천하십시오. 특히 고열·심한 통증·단백뇨·혈압 상승 같은 고위험 신호가 보이면 즉시 전문의에게 연락하시기 바랍니다.
과학적 진단·적기 치료·생활 습관 교정이 삼위일체로 작동할 때, 우리 아이의 신장은 평생 튼튼한 필터 역할을 수행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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