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몸이 검게 변하는 이유 (방치하면 안 되는 위험 신호는?)

환하게 웃을 때 드러나는 치아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바로 건강한 선홍빛 잇몸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 거울을 봤을 때, 잇몸이 거무스름하게 변해있다면 덜컥 겁부터 나기 마련입니다. '혹시 큰 병은 아닐까?', '치아가 빠지려는 신호는 아닐까?' 온갖 걱정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죠.

잇몸 색이 어둡거나 검게 변하는 데에는, 사실 아주 다양한 원인이 있습니다. 다행히 대부분은 건강에 큰 해가 없는 경우지만, 때로는 몸 전체의 건강 이상을 알리는 중요한 적신호일 수도 있어 주의 깊은 관찰이 필요합니다.

 

 

가장 흔한 원인 - 멜라닌 색소 침착

우리 피부색이 저마다 다른 것처럼, 잇몸 색도 사람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피부에 멜라닌 색소가 많으면 피부톤이 어둡듯이, 잇몸 조직에 멜라닌 세포가 많이 분포하면 자연스럽게 잇몸이 갈색이나 검은색을 띨 수 있습니다.

 

특징: 특정 부위가 아닌 잇몸 전체에 걸쳐 균일하게 어두운 색을 띠는 경우가 많습니다. 통증이나 출혈 같은 다른 증상은 전혀 동반하지 않습니다.

해결책: 이는 질병이 아닌 자연스러운 현상이므로 의학적인 치료는 필요하지 않습니다. 다만, 미용적인 개선을 원한다면 치과에서 간단한 '잇몸 미백 시술'을 통해 선홍빛 잇몸으로 되돌릴 수 있습니다.

 

 

치과 치료의 흔적 - 아말감 타투 (Amalgam Tattoo)

과거에 충치 치료를 받으며 '아말감'이라는 회색빛 재료로 치아를 때운 경험이 있으신가요? 이 아말감의 미세한 입자가 잇몸 조직으로 스며들어, 마치 문신처럼 푸르스름하거나 검은 반점을 남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징: 아말감으로 치료한 치아 주변 잇몸에 국소적으로 나타납니다. 통증은 없으며, 수년에 걸쳐 색이 변하지도, 크기가 커지지도 않습니다.

해결책: 아말감 타투 역시 건강에는 아무런 해를 끼치지 않으므로 굳이 제거할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다른 질환과의 감별이 필요하거나 미용적으로 신경 쓰인다면, 레이저 등을 통해 비교적 간단하게 제거할 수 있습니다.

 

 

생활 습관이 만든 그림자 - 흡연

흡연은 잇몸 변색을 유발하는 가장 대표적인 외부 요인입니다. 담배에 포함된 니코틴과 타르 등의 유해 물질이 잇몸의 혈관을 수축시키고, 멜라닌 색소 침착을 유발하기 때문입니다. 이를 '흡연자 흑색증(Smoker's melanosis)'이라고 합니다.

 

특징: 주로 아랫니 앞쪽 잇몸이나 입술 안쪽 점막에 갈색 색소 침착이 나타납니다. 흡연량이 많을수록, 흡연 기간이 길수록 색은 더 짙어지고 범위는 넓어집니다.

해결책: 가장 확실하고 유일한 해결책은 '금연'입니다. 금연을 하면 수개월에서 수년에 걸쳐 잇몸 색이 원래대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흡연은 잇몸 변색뿐만 아니라 치주염의 가장 큰 원인이므로, 구강 건강을 위해 반드시 금연을 실천해야 합니다.

 

 

반드시 확인해야 할 '질병'의 신호

지금까지의 원인들과 달리, 아래의 경우는 몸이 보내는 위험 신호일 수 있어 즉각적인 전문가의 진단이 필요합니다.

 

1. 급성 괴사성 궤양성 치은염 (ANUG)

극심한 스트레스나 면역력 저하 시 발생하는 급성 잇몸 질환입니다.

 

 

잇몸이 검붉게 변하면서 괴사하고, 심한 통증과 출혈, 극심한 구취를 동반합니다. 잇몸뿐만 아니라 치아를 지지하는 뼈까지 파괴될 수 있어 즉시 치과 치료가 필요합니다.

 

2. 애디슨병 (Addison's Disease)

우리 몸의 호르몬(코르티솔 등) 분비에 문제가 생기는 내분비 질환입니다.

 

 

이 병의 특징 중 하나로 피부와 잇몸, 입술 등 점막에 과도한 색소 침착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잇몸 변색과 함께 만성 피로, 근력 약화, 체중 감소 등의 증상이 동반된다면 내과 진료를 받아보아야 합니다.

 

3. 구강 흑색종 (Oral Melanoma)

매우 드물지만 가장 위험한 경우입니다. 멜라닌 세포가 악성 종양으로 변하는 피부암의 일종으로, 입안에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아말감 타투와 비슷하게 검은 반점으로 시작하지만, 모양이 불규칙하고 경계가 불분명하며, 시간이 지나면서 크기가 커지거나 출혈, 궤양이 나타난다면 즉시 조직 검사가 필요합니다.

 

 

결론

내 잇몸이 검게 변했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당황하지 말고 그 '양상'을 잘 살펴보는 것입니다.

대부분은 건강에 영향이 없는 멜라닌 색소나 아말감 타투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갑자기 잇몸 색이 변하고 ▲통증이나 출혈이 동반되거나 ▲반점의 크기나 모양이 변하고 ▲피로나 체중 감소 등 다른 전신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면, 절대 방치하지 말고 가까운 치과나 병원을 방문하여 정확한 원인을 찾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