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대를 돌리는 바로 그 순간, 손바닥과 손가락이 이어지는 바로 그 지점이 '찌릿'하고 전기가 오는 듯한 불쾌한 느낌. 혹시 경험해 보셨나요? 특히 주차나 유턴을 위해 핸들을 크게 꺾을 때 이 증상이 나타나는 분들이 많습니다.
'잠깐 피가 안 통했나?' 하고 손을 몇 번 털어보고 넘어가기엔, 이 증상은 우리 몸의 '신경'이 보내는 아주 구체적인 경고 신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범인은 바로 여기! '손목터널증후군'의 명확한 신호
핸들을 돌릴 때 손바닥과 손가락 연결부가 찌릿하다면, 90% 이상 '손목터널증후군(수근관증후군)'을 의심해야 합니다.
1. 손목터널증후군이란?
손목 앞쪽에는 뼈와 인대로 둘러싸인 '손목터널(수근관)'이라는 좁은 통로가 있습니다. 이 통로로 손가락을 움직이는 힘줄들과 '정중신경'이라는 중요한 신경이 함께 지나갑니다.
손목의 잦은 사용 등으로 이 통로가 좁아지거나 내부 압력이 높아지면, 바로 이 '정중신경'이 눌리면서 통증과 저림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입니다.
2. 왜 하필 '손바닥과 손가락 연결부'가 아플까?
눌리는 부위는 손목이지만, 정중신경은 엄지, 검지, 중지, 그리고 약지 절반의 '손바닥 쪽 감각'을 담당합니다.
따라서 신경이 눌리면 그 신경이 지배하는 영역, 즉 손바닥부터 해당 손가락 끝까지 저림이 나타나며, 특히 신경이 갈라져 나가는 지점인 손바닥과 손가락 연결부에서 찌릿한 느낌을 강하게 받을 수 있습니다.
3. 핸들을 돌리는 동작이 치명적인 이유
핸들을 잡고 돌리는 동작은 손목을 안쪽이나 바깥쪽으로 꺾게 만드는 대표적인 자세입니다.
이 자세는 손목터널을 더욱 좁게 만들어 정중신경을 직접적으로 압박하기 때문에, 평소엔 괜찮다가도 핸들을 돌리는 특정 순간에 증상이 확 나타나는 것입니다.
4. 주요 체크리스트
✅ 엄지, 검지, 중지 손가락 주변이 주로 저리다. (새끼손가락은 괜찮다)
✅ 밤에 자다가 손이 저려서 깬 적이 있다.
✅ 손을 탈탈 털면 저린 느낌이 일시적으로 나아진다.
✅ 젓가락질이 서툴러지거나 작은 단추를 채우기 힘들다.
손목이 아닌 '목'이 보내는 경고일 수도 있습니다
만약 새끼손가락까지 저리거나 팔 전체에 이상 감각이 동반된다면, 문제는 손목이 아닌 '목'에 있을 수 있습니다.
1. 목 디스크 (경추추간판탈출증)
목뼈 사이의 디스크가 튀어나와 어깨를 거쳐 팔과 손으로 내려가는 신경 뿌리를 누르는 질환입니다. 운전 중 무의식적으로 목을 앞으로 빼는 자세(거북목)는 목에 큰 부담을 주어 신경 압박을 심화시킬 수 있습니다.
2. 손목터널증후군과의 차이점
목 디스크는 손 저림과 함께 목과 어깨의 뻣뻣함이나 통증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고, 고개를 특정 방향으로 돌릴 때 증상이 심해지기도 합니다. 또한 저린 부위가 정중신경 영역(엄지~약지)에 국한되지 않고 신경 뿌리가 눌린 위치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가장 가벼운 원인, 단순 압박과 혈액순환 문제
물론 모든 찌릿함이 질환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핸들을 너무 꽉 움켜쥐는 습관은 그 자체로 손바닥의 혈관을 압박해 일시적인 혈액순환 장애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이 경우 특정 손가락보다는 손 전체가 얼얼하거나 감각이 둔해지는 느낌이 들며, 핸들에서 손을 떼고 주무르거나 털어주면 금방 증상이 사라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만약 증상이 금방 사라지지 않고 계속된다면 단순 혈액순환 문제보다는 신경의 문제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운전자를 위한 예방 및 관리 가이드
운전 중 발생하는 손 저림은 자세 교정과 스트레칭만으로도 크게 개선될 수 있습니다.
1. 핸들 잡는 습관부터 바꾸기
- 위치: 핸들의 9시와 3시 방향을 잡는 것이 손목 꺾임을 최소화하는 가장 안정적인 자세입니다. 10시 10분 방향은 어깨에 불필요한 긴장을 줄 수 있습니다.
- 강도: 핸들을 꽉 움켜쥐지 말고, 손가락과 손바닥으로 가볍게 감싸 쥔다는 느낌으로 운전하세요.
2. 올바른 운전 자세
- 등받이에 등을 완전히 붙이고, 핸들을 잡았을 때 팔꿈치가 살짝 굽혀지는 정도로 의자 거리를 조절합니다.
- 어깨가 솟지 않도록 긴장을 풀고, 거북목이 되지 않도록 의식적으로 턱을 살짝 당겨줍니다.
3. 틈틈이 하는 1분 스트레칭
- 신호 대기 중이나 휴식 시간에 팔을 앞으로 쭉 뻗어, 한 손으로 반대편 손가락을 잡고 손목을 위아래로 10초씩 부드럽게 당겨주세요.
- 양손에 깍지를 끼고 손목을 부드럽게 돌려주는 것도 좋습니다.
결론 및 전문가 상담 권유
핸들을 돌릴 때 손바닥과 손가락이 이어지는 부분이 찌릿한 것은, 당신의 손목 신경이 "더 이상 압박하지 말아 주세요!"라고 보내는 간절한 신호입니다.
만약 ▲자세 교정과 스트레칭 후에도 증상이 반복되거나 ▲밤에 통증 때문에 잠에서 깨고 ▲손에 힘이 빠져 물건을 자주 떨어뜨린다면 더 이상 방치하지 마세요. 이는 신경이 이미 상당 부분 손상되었을 수 있다는 신호이므로, 가까운 정형외과나 신경외과를 방문하여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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